2-1편, CAGR 긍정의 힘 편에 이어서 계속 작성됩니다.
온라인 쇼핑 산업이 아래와 같은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하던 시기에는
'구매대행'이라는 시장도 이미 존재했어요.
지금은 W(더블유)컨셉으로 더 유명한 위즈위드라는 서비스를 포함해서 약 20여 개의 업체가 시장에서 경쟁을 하던 시기였어요. 특히 그중에서 위즈위드라는 서비스는 국내 구매대행 시장 점유율(Market Share)이 50%가 넘는 과점 형태였고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말씀드릴게요.
보통 사람들은 한 카테고리에서 특정 업체가 과점 또는 독과점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새로운 업체 또는 신규 브랜드가 진입하기 어렵다'라는 인식을 하기 쉬운데요. 트렌드 관점, 특히 리테일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는 그렇지 않아요. 정 반대예요.
어떤 리테일 시장이 있어요. 그런데 그 시장에 특정 업체 한, 두 곳이 점령을 하고 있다고 가정을 해볼게요. 사실 수요가 없는 시장은 없거든요? 어떤 시장이든 다 수요는 존재해요. 다만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 가능성이 있느냐' '지속 성장이 가능하냐'와 같은 잠재 수요가 더 중요한 것이에요. 2-1편에서 언급한 CAGR과 같은 지표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2020년까지만 해도 국내 배달업계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가 전부였어요. 신규 업체가 들어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떻죠? 소비자들은 잘 모를 거예요. 혹시 이 포스팅을 요식업 소상공인 분들이 본다면 다 공감하실 거예요. 요즘(2024.01.19 기준) 쿠팡이츠는 어떤가요? 작년 언제까지만 해도 배민과 요기요가 전체 주문량의 7,80%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어떤가요? 네, 아마 거의 50:50 또는 (배민)55:(쿠팡)45 정도로 주문이 비슷하게 들어올 거예요.
이렇게 말이에요.
이 말인즉슨, 특히 신규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워 보이는 시장이라는 이유로 독과점이 발생된 리테일 시장은 사실 굉장히 매력이 있는 시장이라는 의미인 거예요.
많은 분들이 로켓배송과 쿠팡와우와 같은 구독제 개념의 쇼핑을 많이 할 거예요. 그런데 쿠팡이 아무리 편하고 좋아도 항상 늘 쿠팡만 사용을 하나요? 쿠팡만 있으면 되나요?
이마트는요? 코스트코는요?
마켓컬리는요? GS/CU/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 편의점은요?
쿠팡이 아무리 간편하고 심지어 매월 4,990원의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해도 쿠팡만 사용하기는 어려워요. 아니 불가능해요. 쿠팡을 사용하다 보면 다른 업체의 다른 상품도 궁금하고, 가격도 궁금하고요.
즉 한, 두 개의 업체가 아무리 우수해도 기술 기반의 B2B 영업이 백 프로인 몇몇 시장을 제외하면 보통의 일반 소비자가 쉽게 접근이 가능한 독과점 시장은 트렌드 단위와 비지니스 단위에서 굉장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어요.
특히 이러한 시장들은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다수의 공급자가 들어갈 여지가 생기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공급자가 많다(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당연히 잠재수요가 존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고요.
OTT 시장만 봐도 그래요. 넷플릭스가 아무리 쎄다고 독과점을 하게 두나요. 어디.
과점이 된 시장이기 때문에 티빙도 있는 것이고, 쿠팡플레이도 있는 것이고, 웨이브도 있는 것이지요. 아 물론 디즈니플러스도요.
그런데 혹시 라프텔(LAFTEL)이라는 애니메이션 전문 스트리밍(OTT) 서비스는 알고 계시나요?ㅎㅎ
심지어 '애니메이션'이라는 버티컬(한정된) 컨텐츠로만 단순 채널을 넘어서 플랫폼을 구축한 서비스도 있어요.
즉 이러한 가능성들 때문에 과점 또는 독과점 시장을 (2-1편에서 설명한 대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트렌드는 보이기 시작해요. 또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라는 것은 현재 내가 가진 리소스나 잠재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요.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비지니스 매트릭스를 통해서 '안 보이는 트렌드'를 캐치할 수 있는 물리/정신적 개입의 틈을 만들어 주는 것이에요.
제가 구매대행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회사가 유학(공부)를 마치고 현지에서 취업한 첫 직장이었는데요. 유럽 현지였기 때문에 제가 다녔던 직장은 구매대행을 위한 상품을 수급하는 데에는 최적화된 환경이었어요.
물론 트렌드라는 것은 늘 새로움이라는 무기를 손과 머리에 장착하고 '오래된 관습' 같은 것들과 치열하게 싸우고 검증해 나가야 하는 것이니까 무작정 편한 환경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항상 설득력과 타당성 검증이라는 숙제가 동반되는 것이지요.
2-1편과 2-2편을 모두 취합해서 정리해 보면,
ⓐ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관심이 있는 시장을 멀찍이 떨어져서 관찰하세요. 절대 가까이 가면 안 돼요! 나무가 아니라 숲을 봐야 합니다. 숲을 구성하고 있는 주변의 환경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 다만 멀리서 관찰하지만, 꼭 렌즈(망원경)는 챙기세요. 그냥 멀리서 보면 흐릿하지만 렌즈를 끼고 더 먼 곳을 더 와이드로 들여다보면 보입니다. 보려고 해야 보입니다. 그 시장이. 어떠한 흐름이. 추세가.
ⓒ 그런데 만약 내가 지켜보고 있는 시장이 연평균 우상향하는 시그널이 보이거나 10% 단위의 높은 거시 성장률을 가지고 있다면 그때부터는 좀 더 가까이 접근하세요. 마이크로(미시)적 관점으로 해당 시장에 접근해 보세요.
ⓓ (흔하지는 않지만) 만약 그 시장에 특정 몇 개의 업체가 과점 또는 독과점을 보이는 현상이 있다면 의심보다는 '된다'라는 마음으로 타켓 시장을 지켜보세요. 그 시장은 여러분의 기대대로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테니까요.
당시 구매대행을 주도했던 위즈위드, 그리고 위즈위드와 협업했던 여러 업체들은 이후 비상장 회사가 상장(ISECommerce, 069920, Kosdaq)을 하고,
비인기 사업 부서가 핵심 사업부가 되는 성장과 변화를 거듭하였어요.
2-2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