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분석 (시리즈)

나이키가 골프 사업에서 철수하는 5가지 이유 /w 타이거 우즈

BIG DENG 2024. 3. 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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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용품 기업 나이키가 '골프'라는 스포츠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前 세계 랭킹 1위이자 2023년 PGA Tour 디 오픈 챔피언십 2위였던 호주 출신의 골프 선수, 제이슨 데이(Jason Day)와도 결별한 나이키가 결국 27년을 동행했던 타이거 우즈와도 이별을 선택했다.

 

 

Nike에서 Malbon Golf로 스폰서를 변경한 제이슨 데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나이키가 '골프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발표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언론들은

 

2016년 골프 용품과 클럽 시장에서 이미 철수한 나이키가 향후 몇 년 안에 '골프 의류'를 포함한 '골프'라는 스포츠와의 완전한 이별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These days, Nike's golf business is much more uncertain. The broader company announced last month that it planned to lay off employees and cut as much as $2 billion in costs over the next three years, and rumors have swirled that Nike might pull out of golf entirely, including apparel.​

나이키는 지난달(2023년 12월) 직원들을 해고했으며, 향후 3년 동안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나이키가 의류를 포함한 '골프 관련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Forbes, Jan.08.24

 

 

그뿐만 아니라 타이거 우즈와의 이별이 '나이키 골프'의 종말의 시작이라고 보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왜 나이키는 골프라는 스포츠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1. 주가 하락

The company's share price has declined some 40% since November 2021. Nike began distancing itself from golf in 2016 when it announced it would stop making golf equipment but continued to sign major golfers.​

나이키의 주가는 2011년 11월 이후 약 40% 가까이 하락했다. 2016년, 나이키는 골프 용품 및 클럽의 생산을 중단하였으나 주요 메이저(PGA) 골프 선수들의 스폰서십은 계속 유지했다.

NBC News, Jan.08.24

 

 

즉 나이키의 경영진은 주가가 계속 빠지는 요인 중 하나를 ‘2016년에 용품 생산까지 중단한 골프’라는 종목에 막대한 광고비, 선수 스폰서 비용을 지출하는 현실의 지점에서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키 골프는 타이거 우즈 뿐만이 아니라 지난 2013년에 '로리 맥길로이'와도 10년간 2억 달러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만큼 골프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키 골프'의 시장 지배력은 언제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많았다.

 

2000년 06월부터 2001년 04월까지 타이거 우즈가 10개월간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거둘 당시 사용된 '나이키 투어 어큐러시 골프공'

 

 

특히 타이거 우즈가 1999년 08월~2004년 09월 : 264주 연속/2005년 06월~2010년 10월 : 281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세워나갈 때에도 '나이키 골프공'의 시장 점유율은 최대 6% 내외에 불과했다. 당시 나이키 경영진은 이러한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알려질 만큼 '나이키 골프'는 나이키에게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2. 투자 대비 낮은 성과 : 지나친 파격에 집중한 결과, 클럽의 기술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사실 2016년 나이키가 용품 시장에서 철수했을 때부터 나이키는 골프에 대한 매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왜 나이키가 '골프 클럽' 시장에서 철수를 했을까? 실패했기 때문이다. 무엇에 대한 실패일까?

 

 

 

단순하게 설명하면, 클럽을 만드는 기술력이 부족했다.

나이키의 골프는 사실상 타이거 우즈와 함께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상대적으로 나이키가 다루는 다른 종목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졌음에도 애초부터 나이키 골프는 혁신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으로 승부했다.

즉 처음부터 나이키 골프는 기존의 전통적인 골프 브랜드와는 다르게 '기술력'이 아닌 '혁신을 넘어선 파격'에 집중했다. 이는 결국 시장이 커지고 매출 볼륨이 커지면 커질수록 '나이키 골프의 본질'은 점점 더 미궁 속에 빠지는 역설의 결과를 낳았다.

 

나이키 베이퍼 클럽

 

 

 

특히 클럽의 경우 메탈 우드(드라이버/페어웨이/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파격적인 컬러로 도색된 나이키 클럽은 둔탁한 타격음과 비거리 등에서 혹평을 받으며 프로 골퍼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또한 나이키 골프는 메탈 우드의 기술 이슈(클럽의 기술력)를 해결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하기도 하였지만, 몇 년간 큰 성과(변화)를 일으키지 못하여 해체시킨 역사도 있다.

 

 

 

 

즉 나이키에게 골프란 스포츠는 손은 많이 가는데, 손이 가면 갈수록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이런 느낌의 사업이 되고 말았다. 숫자에서도 '엄청 열심히'는 하지만 2016년 당시 나이키의 시가 총액은 1,000억 달러 이상이었는데, 그중에서 나이키 골프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투자 대비 성과 역시 좋지 못했다.

결과론이지만, 차라리 일본이나 유럽의 괜찮은 '골프 클럽 브랜드'를 하나 인수했다면 '나이키 골프의 종국이 지금과 같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다.

 

 

3. 타이거 우즈에 대한 지나친 의존

 

10년 전쯤 이런 기사가 있었다.

 

 

타이거 우즈가 나이키 골프를 죽이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나이키 골프의 역사는 타이거 우즈로 시작해서 타이거 우즈로 끝난다.

그런데 타이거 우즈가 잘하면 잘하는 대로, 또 못하면 못하는 대로 나이키 골프에는 문제가 발생됐다. 예를 들어 골프는 프로들에게도 '장비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18홀의 게임 한 번에 참여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의무 장비’도 많다.

그러한 장비 스포츠의 스타(타이거 우즈)에게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 클럽' 혹은 '새로운 기술력으로 개발된 클럽'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즌 성적에 즉각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거 우즈가 사용했던 클럽들 : 나이키가 아닌 브랜드도 많다.

 

 

즉 장비가 바뀌면 타이거 우즈의 동적/심적 변화에서 기인한 성적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때문에 나이키 골프는 매년 타이거 우즈에게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지만,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시절에도 '새로운 클럽'이나 골프용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매년 놓쳐왔다.

 

 

가장 최근의 타이거 우즈의 장비들 : 테일러메이드 클럽, 브리지스톤 볼, 스카티 카메론 퍼터 ​

 

 

새로운 시즌에 출시한 클럽이지만, 타이거 우즈도 사용하지 않는 클럽을 레크레이션으로 즐기는 주말골퍼들이 굳이 새 시즌에 구매해서 사용하려고 할까?

또한 반대로 타이거 우즈가 각종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성적이 부진하면

 

 

2009년 11월 27일 교통사고를 당한 후 불륜설에 휘말렸고, 2009년 12월 11일에 골프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2011년에는 세계 랭킹 58위까지 하락했으며 이 시기 나이키 골프의 수익성도 최악의 시기였다.

 

 

나이키 골프의 수익성 역시 동반으로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2010년과 2011년 나이키 재무제표 : Other Businesses4에 Nike Golf가 포함되어 있다. (Cole Haan, Converse, Hurley, NIKE Golf and Umbro) 괄호로 표시된 것들은 다 마이너스, 즉 적자를 나타낸다.

 

 

4. 나이키가 지향하는 사업 정신은 골프와 어울리지 않는다.

 

모든 스포츠 브랜드가 다 비슷하겠지만 나이키 역시 지향하는 스포츠 정신, 나아가 비지니스 스피릿Spirit은 '제품의 극적인 노출'과 '오직 승리'에 집중된다.

나이키가 지원하는 대표적인 선수들을 생각해 보자.

농구 : 르브론 제임스, 마이클 조던

축구 : 호날두, 티에리 앙리, 드록바, 이니에스타, 웨인 루니, 이브라히모비치

테니스 : 안드레 애거시, 피트 샘프라스,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승리의 아이콘이라는 지점이다. 특히 10번을 경기하면 7,8번은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고 또 이길 수 있는 종목이라는 것이다.

전성기 시절의 마이클 조던은 10번의 경기를 뛰면 최소 10경기에 30득점 이상을 쏟아부었으며, 전성기 시절의 호날두는 게임당 1골을 기록했고, 전성기 시절의 로저 페더러는 세계 1위를 독식했다.

또한 어떤 종목이든 최고의 선수 집단이 있다. 흔히 말하는 '우승권'에 있는 선수들을 말한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우승권에 있는 선수 또는 팀이 정해져 있다.

EPL에서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맨유, 첼시, 아스널 등이 있고 매 시즌 대체적으로 이 중에 한 팀이 우승을 한다. 10년 동안 이 팀 중에 하나가 돌아가면서 혹은 반복적으로 우승을 한다. 농구도 비슷하고 테니스도 비슷하다. 예컨대 '우승할 것 같은 선수 10명 또는 팀'을 꼽으면 보통 그중에 한 명(팀)이 향후 10년 동안 거의 우승을 독식한다.

그런데 골프는 어떨까?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시절을 제외하면, 어떤 세계 최고의 선수도 10년은커녕 1년 중 10번의 대회에서 7,8번의 트로피를 차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즉 나이키는 그 어떤 스포츠 브랜드 중에서도 '제품의 노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오직 승리'만을 원하는 브랜드이다. 그런데 골프는 승리에 의존하는 비지니스 모델에 적합한 스포츠가 아니다.

 

나이키와 스폰서십을 맺은 골프 선수들이 매 시즌/경기마다 우승할 확률은 축구나 농구, 테니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

 

 

타이거 우즈의 전성기 시절도 각 10년에는 미치지 못했고 그 전성기 시절마저도 승률이 7,80%에 이르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맥길로이 등에게 각각 수 억 달러씩 투자해도 이들이 매 시즌 우승을 한다는 보장이 없다.

즉 나이키의 비지니스 모델, 스포츠 철학은 애초부터 골프와 맞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나이키의 성격은 겸손이 아니다. 오만함이다.

 

나이키는 오만하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렇다.

애초에 나이키는 '골프'라는 분야에 진입하면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다. 누구든 그렇지 않겠나? 하겠지만 나이키의 시그니처인 '스우시'는 왠지 <우리는 달라> 하는 자신감이 그 어떤 기업보다 강렬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앞서 <지나친 파격에 집중한 결과, 클럽의 기술력은 확보하지 못했다.>에서 언급했던 대로

 

처음부터 나이키 골프는 기존의 전통적인 골프 브랜드와는 다르게 '기술력'이 아닌 '혁신을 넘어선 파격'에 집중했다. 이는 결국 시장이 커지고 매출 볼륨이 커지면 커질수록 '나이키 골프의 본질'은 점점 더 미궁 속에 빠지는 역설의 결과를 낳았다.

 

 

즉 다수의 프로 골퍼나 혹은 나이키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이키가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나이키)가 스스로(나이키)에게, 셀프-증명하는 것에 주력한 지점 때문이다.

나이키의 회심작 '스모 스퀘어' 드라이버 : 드라이버 헤드가 꼭 타원형일 필요가 있나? 사각형(스퀘어)이면 안 돼? 써 봐. 돼!

 

 

나이키 골프 클럽과 용품은 혁신적이었으나 파괴적이었고, 디자인은 화려했으나 기술력은 퇴보했다.

나이키는 소비자나 프로 골퍼에 맞추지 않았고, 결국 소비자와 골퍼가 나이키 골프에 적응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나이키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브랜드 철학이기도 하다.

 

소비자를 적응시킬 필요는 없다. 그들이 적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 하락? 상관없다. 우린 나이키다. 어차피 소비자들은 돌아온다.

There was no need to adapt the consumer because the consumer would eventually adapt to Nike Golf. Declining market share? Who cares, We’re NIKE! They will come around.

 

 


 

결론. 어쩌면 나이키는 골프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철수 당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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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서칭이 가능한 분은, 이 포스팅에 굳이 리액션 하지 마시고 찾아서 보시면 됩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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